복구 문구란? 12단어의 구조와 안전한 보관법
복구 문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그것이 곧 지갑 전체인지, 보관할 때 해도 되는 것과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그리고 패스프레이즈까지 정리했습니다.
복구 문구가 곧 지갑이다
지갑을 처음 만들면 12개 또는 24개의 영어 단어를 보여주며 적어두라고 합니다. 이것이 복구 문구(시드 문구)입니다. 이 단어들에서 지갑의 모든 개인키가 만들어지므로, 문구를 가진 사람이 그 지갑의 자산을 전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문구가 주소 하나가 아니라 지갑 전체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문구에서 수많은 주소가 순서대로 파생되므로, 문구만 있으면 지갑 앱을 새로 깔든 다른 기기에서 열든 같은 자산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편리한 만큼 위험도 같은 크기입니다.
12단어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대부분의 지갑은 BIP-39라는 공통 규격을 씁니다. 먼저 무작위 숫자를 만든 뒤 이를 11비트씩 잘라, 미리 정해진 2,048개 단어 목록에서 해당 번호의 단어를 골라 나열하는 방식입니다. 12단어는 128비트, 24단어는 256비트의 무작위성에서 나옵니다.
마지막에는 검산용 값(체크섬)이 함께 들어갑니다. 그래서 목록에 있는 단어라도 아무렇게나 조합하면 유효한 문구가 되지 않고, 지갑이 '잘못된 문구'라고 알려줍니다. 단어의 순서도 의미가 있으므로 적을 때 번호를 함께 적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키와는 무엇이 다른가
개인키는 주소 하나를 움직이는 열쇠이고, 복구 문구는 그 열쇠들을 만들어내는 씨앗입니다. 그래서 개인키가 유출되면 그 주소 하나가 위험하지만, 복구 문구가 유출되면 그 지갑의 모든 주소가 한꺼번에 털립니다.
같은 문구를 다른 지갑 앱에 넣었을 때 잔액이 0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는 문구가 틀린 것이 아니라 주소를 만들어내는 경로 설정이 달라서입니다. 이럴 때는 앱의 고급 설정에서 경로를 바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황해서 문구를 아무 사이트에나 입력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대응입니다.
보관 —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기본은 오프라인입니다. 종이에 손으로 적어 안전한 곳에 두고, 장기 보관이라면 불이나 물에 강한 금속판에 새기는 방법도 씁니다. 한 곳이 사라져도 복구할 수 있도록 물리적으로 떨어진 두 곳 이상에 나눠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은 디지털로 남기는 모든 방식입니다. 사진 촬영, 클라우드 저장, 메신저로 나에게 보내기, 메모 앱, 비밀번호 관리자에 그대로 넣기 모두 해당합니다. 기기 하나가 뚫리면 문구가 그대로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떤 지갑이나 거래소도 복구 문구를 먼저 물어보지 않습니다. 물어본다면 예외 없이 사기입니다.
패스프레이즈(25번째 단어)
일부 지갑은 복구 문구에 더해 임의의 문자열을 추가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흔히 25번째 단어라 부르는 패스프레이즈입니다. 이 값이 있으면 같은 12단어라도 완전히 다른 지갑이 만들어집니다.
덕분에 문구가 통째로 노출돼도 패스프레이즈를 모르면 자산에 닿을 수 없습니다. 대신 반대 위험이 생깁니다. 패스프레이즈를 잊으면 복구 문구가 온전해도 자산을 영원히 되찾을 수 없고, 이 경우 도와줄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쓰기로 했다면 문구와 별도의 장소에 반드시 기록해 두세요.
흔한 사고 유형
첫째는 가짜 앱과 사이트입니다. 검색 결과 상단의 광고나 메시지로 받은 링크를 통해 들어간 '지갑 복구' 페이지에 문구를 입력하는 순간 끝납니다. 지갑 복구는 공식 앱 안에서만 하세요.
둘째는 중고나 선물로 받은 하드웨어 지갑입니다. 복구 문구가 이미 적힌 종이가 동봉된 제품은 대표적인 사기 수법입니다. 하드웨어 지갑은 반드시 공식 경로로 구입하고, 문구는 기기에서 새로 생성해야 합니다. 셋째는 고객센터 사칭으로, 문제 해결을 돕겠다며 문구를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문구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이유는 없습니다.
잃어버렸다면
복구 문구를 분실하고 지갑 앱에도 접근할 수 없다면 되찾을 방법은 없습니다. 중앙에서 관리하는 주체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자 이 경우의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그래서 지갑을 만든 직후에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소액만 넣은 상태에서 앱을 지우고 문구로 복구해 보는 것입니다. 적어둔 문구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미리 확인해 두면, 정작 필요할 때 글자를 잘못 적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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